Le와 나는 하루 세끼를 꼬박 먹는다.
아침은 빵과 과일, 홍차
점심은 집에서 만든 도시락
저녁은 대부분이 한식.
두 달 조금 안 되었지만,
‘しっかりご飯(든든한 밥)’이라는 이름의
일주일치 ‘식단’을 세워, 장을 보고 있다.
처음엔, Le에게 받은 장비를 아껴, 비자금 만들 목적으로 시작되었지만
비자금은커녕 삼주 째만 되면 바닥이 보이는 지갑을
점검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일단 식단을 세우고, 실행에 옮겨 몸에 젖으면
쓰레기의 양이라든지, 쑥쑥 자라는 요리식력이라든지,
계획성 있는 생활 습관이라든지, 현실감각이라든지-
그런 표면적인 것을 시작으로
장바구니를 통해 우주의 생리와 사랑에 대해 배우게 된다.
나는 그랬다.
어느날 저녁, 한국가정요리 연구가인 경수가 말했다.
결혼을 하고 나면,「食」을 통해 느끼게 되는 ‘행복’이 크다고.
가장 클지도 모른다고.
Le와 주말에 한 번, 많게는 두 번 함께 장을 보고
일주일에 서넛 일은 혼자서 자잘한 장을 봐야 하는 날이 있다.
혼자인 어떤 날은, 날이 짓궂어 우울하기도 했고, 날씨가 꽤 추웠지만
눈 위에 그려진 새 발자국을 보면서 웃음 짓기도 했던 것 같다.
물론, 저질 체력 때문에 신세한탄한 날도 더러 있었지만.
그저 모든 게 다 좋고 여전히 감사한 이유는,
식탁을 통해 Le와 나의 건강을 되찾았고, 장바구니를 통해
삶의 대한 성실한 자세를 배웠기 때문이다.
그것이 빤하고, 진부한 이야기일 지라도
누군가 말했듯 진리는 언제나 진부함 속에 있는 게 아닐까?

언니 나도 덕분에 행복해!
행복은 자기가 만드는 거라지만, 곁에 있기만 해도 행복해 지는 사람들로 더불어 살았으면 좋겠다. 늘. 그치? ㅎ